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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보았어요
보일듯 보이지 않을듯 그 모습을요..
아직도 초록으로 푸른 들녁에서
여름을 털지 못한 정오의 햇살에서
초롱초롱 웃음으로 길가를 수 놓는
진홍빛 코스모스의 얼굴에서..
저녁공기를 벗삼아 피어오르던
엷은 향기 포도밭 이랑에서..
가을을 들었어요
주룩주룩 쏟아지는 빗소리에서..
새벽녁을 수놓는
이름모를 풀벌레들의 잔잔한 울음에서..
그냥 보낼 버릴 수 없는 여름을 부둥켜 앉고
그저 울어버릴 수 밖에 없는
한낮 매미의 울음에서
가슴에 말못할 그리움을 안고
가슴을 파고드는 음악의 그윽한 선율에서..

달콤한 헤이즐럿 커피향을 맡으며,
저 만큼 멀어진 에머랄드빛 하늘
또 마주치는 이들의 깊어진 눈빛에서...
귀를 기울이고 눈을 모으고
가슴을 조아립니다...
이렇게 가을이 오는구나..!!

쓸쓸함을 안고
망설임도 없이
주저함도 없이
조용히 다가오는 사랑처럼,
말없이 밀려드는 그리움처럼...
그대의 가을이
그대 곁으로
그렇게 오고 있답니다
아니지요...
가을은 벌써 그대 곁에..!!
보이나요..?
들리나요..?
느끼나요..?
그대의 가을인데요..!!